커플홈을 안 가는 것도 아니지만 원래 성향 자체가 독고다이고 커플팬질을 깊게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내 오빠를 X강아지 취급하는 것이 싫다'는 글에 공감을 하면서도, 결국은 그것이 호모 취향의 문제니 어쩔수 없지 싶었다. 그래도 답답해서 호모와 팬덤의 관계에 대한 글들을 찾아 읽었고, 결국 각종 아이돌의 호모팬을 하는 사람의 블로그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그 사람은 신화때부터 현 아이돌까지 커플링에 의한 팬덤의 흐름을 꿰는 사람이었다. 그 블로그에는 인상 깊은 문구가 있었다.
"(신화 커플링을 좋아하던)그 시절엔 오빠 이름이 앞에오네 뒤에오네 라는 문제로 싸울 일도 없었고 오빠들에 대한 경외감이 있어서 호모질이 아름다웠다."
무릎을 탁 쳤다. 그 문장은 내 머릿속에 꼬인 실타래를 풀어준 글이었다. 내가 고뇌하는 부분은 결국 누가 깔리고 말고 같은 호모의 취향 문제 이전에 연예인을 대하는 의식이 달라진 그런 문제 같다. 옛날에도 커플홈은 있었지만 능욕에 가까운 말은 꺼낼 수도 용납 할 수도 없는 성질의 것이었고, 혹시라도 오빠들이 볼까 수치스러워하고 두려워하던 분위기가 있었다. 이젠 제법 수위 높은 글도 검색하면 다 나오는 대한민국 1위 포털에 대놓고 공개하니까. 양지 음지 경계가 무너진 것도 이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더불어 쿨신창의 의미 변질도 그 기저 변화와 관련이 있어보이고..(난 아직도 일반 포털에서 팬이라는 입장으로 신화한테 '이새끼' 내지 '병신들 ㅋㅋㅋ' 이러는게 적응이 안됨. 그러면 쿨해보이나)
사실 신화만 그런게 아니라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생각 자체가 예전과는 달라졌으니까. 이 블로그 새로 시작할 때 언급했던 '출근' 단어도 이것과 연관지을 수 있고. 그 간극에 적응 못하는 구들장 노인네 같은 포지션을 가진 한마리의 빠순이는 이렇게 혼자 주절주절...
블로그질이야 원래 혼자하는 것이지만 구심점을 잃어버려서 참 심심하네.